'죽기 전에 가봐야 할 드라이빙 코스', '반드시 달려봐야 할 세계의 도로' 등등의 수식어가 항상 따라다니는 그림젤 패스 (Grimsel Pass) 를 소개한다.
아래 지도를 보면, 스위스 3대 패스의 대략적인 위치를 파악하실 수 있는데, 스위스 3대 패스중 그림젤 패스 (Grimsel Pass) 는 인터라켄 방면의 이너트키르헨 (Innertkirchen) 마을과 글레치 (Gletsch) 마을을 연결하는 해발고도 2,164m 를 통과하는 장장 32.5km 길이의 스위스 알프스의 대표적인 고갯길이다.
바젤 ,인터라켄, 이너트키르헨 (Innertkirchen) 방면에서 브리그 (Brig), 체르마트 방면으로 자동차 여행을 할 때, 구글맵으로 검색해보면 항상 그림젤 패스 (Grimsel Pass) 로 넘어가는 경로를 안내한다.
반대로 체르마트-마테호른 방면에서 인터라켄, 또는 베른 방면으로 여행할 때도 역시나 그림젤 패스 (Grimsel Pass) 를 안내해주는데, 자동차 드라이빙으로만 이동시 그림젤 패스 (Grimsel Pass) 가 가장 빠른 최단거리 이기 때문이다.
다만, 푸르카 패스 (Furka Pass) 나 수스텐 패스 (Susten Pass) 등 다른 스위스 알프스 패스처럼 5월 말부터 11월초까지만 통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항상 통행 가능 여부를 체크해야 하는데,
구글맵에서는 통행이 가능한 길만 경로에 포함시키므로, 만약 늦가을 ~ 이른 봄철까지 그림젤 패스 (Grimsel Pass) 가 이동 경로상에 포함되지 않는데, 이를 무시하고 그림젤 패스 (Grimsel Pass) 방면으로 이동할 경우에는 오히려 먼 길로 돌아 갈 수도 있으니 유의하자.
이런 경우에는 통상 구글맵이 Lötschberg - Kandersteg 에서 Goppenstein 까지 차량 전용 기차 (BLS Car Train) 에 차량들을 싣고 알프스 산맥을 기차 터널로 이동하는 방법을 안내하는데, 다음 포스트에서 아래 사진과 같이 이 구간을 차량용 기차로 넘어가는 방법을 소개해 보겠다.
아래 유튜브 영상은 그림젤 패스와 푸르카 패스의 자연경관을 4K 드론샷으로 촬영한 영상이다. 이미 그림젤 패스 + 푸르카 패스를 다녀오셨던 분에게 당시 현장에서 드라이빙중 느끼셨던 짜릿함을....
아직 못가보신 분들에게는 스위스 알프스의 그림젤 패스 + 푸르카 패스를 왜 죽기전에 가봐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영상이니 꼭 플레이 해보자.
2. 글레치 (Gletsch), 그림젤 패스와 푸르카 패스가 시작되는 곳
이탈리아 밀나노 (Milan) 나, 스위스 발레주 (Vallis) 의 비스프 (Visp) 나, 브리그 (Brig) 마을 등에서 베른주 (Bern) 의 인터라켄 (Interlaken) 까지는 직선거리는 불과 42km 에 불과하지만, 그 사이에는 스위스 알프스의 융프라우, 핀스터아어호른 등 4천미터가 넘는 고봉들로 막혀있어 직선 방향으로는 이동이 불가능하다. (현재도 여전히...)
따라서, 발레주 (Vallis) 에서 베른주(Bern) 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기원전 부터 현재까지 그나마 최고 높이가 2,000m 급인 그림젤 패스를 이용해왔는데, 그림젤 패스가 시작하는 곳이 바로 글레치 (Gletsch) 라는 마을이다.
발레주 (Vallis) 의 글레치 (Gletsch) 마을은 기원전 부터 그림젤 패스 (Grimsel Pass) 를 통해 인터라켄 - 베른으로, 푸르카 패스 (Furka Pass) 를 이용하면 루체른으로 갈 수 있는 교통의 요지였다.
이 당시만 해도 글레치 마을에서 론 빙하가 보였다.
그림젤 패스와 푸르카 패스의 갈림길인 작고 작은 이 마을의 이름이 왜 글레치 (Gletsch, 독일어로 빙하를 뜻함) 인지는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다. 불과 몇 십년전 만해도 글레치 (Gletsh) 마을의 관문같은 역할을 하는 호텔 글래시어 뒤 론 (Hotels Glascier du Rhone) 의 객실에서 론 빙하 (Rhone Glacier) 를 조망 할 수 있었다 한다.
1870년 ~ 1900년대 초 글레치 (Gletsch) 마을 사진을 보면, 론 빙하 (Rhone Glacier) 가 마을 근처까지 내려와 있었던 걸 알 수 있다.
그러나 지난 100여년간, 론 빙하 (Rhone Glacier) 가 점점 녹기 시작하면, 이제 글레치 (Gletsch) 마을에서는 더 이상 론 빙하를 볼 수 없고, 푸르카 패스 (Furka Pass) 중턱의 벨레데레 호텔 (지금은 문을 닫았음) 에서 걸어서 계곡을 하나 넘어가야 론 빙하를 볼 수 있는 상황이다.
※ 호텔 클래시어 뒤 론 (Hotels Glacier du Rhone) 전경
@wiki - 호텔 클래시어 뒤 론 (Hotels Glacier du Rhone) -2022.12.31 영업종료
게다가, 아랫 마을 오버발트 (Oberward) 에서 이곳 글레치 (Gletsch) 를 지나 푸르카 고개 (Furka Pass) 고개 넘어 레알프 (Realp) 마을까지 푸르카 지하 터널 (기차길) 이 개통되면서 겨울철에도 기차에 차량을 싣고 13분만에 넘어갈 수 있게 되어 이제 글레치 (Gletsch) 마을도 조금씩 쇄락을 길을 걷게 된다.
오른편에 글레치 기차역이 보인다.
호텔 글래시어 뒤 론 (Hotels Glacier du Rhone) 은 1905년에 개업하여 117년간 운영되었으며, 글레치 (Gletsch) 마을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였다.
하지만 론 빙하 (Rhone Glacier) 의 급격한 감소와 푸르카 지하 (철도) 터널의 개통으로 더 이상 글레치 (Gletsch) 마을에 숙박할 이유가 사라졌고, 최근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더욱 더 어려움을 겪다가 지난 2022년을 끝으로 영업이 임시 중지되었다.
3. 그림젤 패스 (Grimsel Pass) 의 역사
그림젤 패스 (Grimsel Pass) 는 로마시대부터 알프스 북쪽 유럽과 남쪽 유럽을 연결하는 중요한 군사적 용도로 사용되었을 정도로 역사가 매우 깊다.
중세에도 군사적 용도 뿐만 아니라, 스위스 루체른과 이탈리아 밀라노를 연결하는 무역루트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19세기에는 그림젤 패스 (Grimsel Pass) 를 통해 론 계곡의 목재와 광물을 운송하는 것이 활발해졌으며, 1920년대와 1950년대 사이에 오버하슬리 발전소 (이하 KWO) 에 의해 그림젤 패스 (Grimsel Pass) 주변에 수력발전소가 건설되었다. 이로 인해 그림젤 패스 (Grimsel Pass) 의 주변 경관이 크게 바뀌었고, KWO는 그림젤 패스 (Grimsel Pass) 와 주변 지역을 관광 명소로 개발하기 시작했다.
4. 그림젤 패스 (Grimsel Pass) 횡단 교통편
스위스 우체국 버스 (노란버스) 161번 버스를 이용하면, 이너트키르헨 (Innertkirchen) ~ 그림젤 패스 정상 (2,164m) ~ 글레치 (Glatsch) 까지 양방향으로 이동이 가능하다.
스위스 우체국 버스표는 SBB 스위스 철도 웹사이트나 앱에서 구매가능한데, One Day Pass 로 구매하면, 하루 종일 몇 번이라도 탑승 가능하니, 버스 투어에 적합하다.
※ 우체국 버스 (B161) 시간표 ( Willigen, Dorf 탑승 → Gletsch 하차 )
출발 (Willigen, Dorf)
도착 (Gletsch)
소요시간
09:29
11:05
1시간 38분
10:54
12:15
1시간 23분
13:29
14:50
1시간 23분
25:24
16:45
1시간 23분
※ 우체국 버스 (B161) 시간표 ( Gletsch 탑승→Willigen, Dorf 하차)
글레치 (Gletsch) 에서 그림젤 패스 (Grimsel Pass) 를 넘어 이너트키르헨 (Innertkirchen) 방면으로 드라이빙을 하게되면 총 4개의 인공호수 (댐) 을 지나치게 되는데, 이중 겔머 호수를 제외하고는 모두 호수 옆에 주차가능하니 느긋하게 호수 주변을 둘러보자.
그림젤패스의 빙하호수들
1) 토텐호수 (Totensee)
글레치 (Gletsch) 에서 그림젤 패스 (Grimsel Pass) 를 시작하면, 아래 사진처럼 처음 시작부터 길이 엄청 구불구불하다.
이 구간을 지나 2,165m 고갯길 정상에 도착하면 바로 수정같이 맑은 물의 토텐 호수 (Totensee) 를 만날 수 있다.
토텐호수-죽음의호수 전경
토텐 호수 (Totensee) 는 독일어로 '죽음의 호수'라는 뜻으로, 14세기 베른과 발레의 전쟁 당시 이 호수에서 2,000명 이상의 병사들이 전사한 사건에서 유래되었다.
전쟁 당시 베른과 발레는 알프스 산맥의 지배권을 놓고 다투고 있었다. 베른 군대는 그림젤 패스를 통해 발레로 진격하고 있었는데, 발레 군대의 공격을 받아 패배하고 말았다. 퇴각하던 베른 군사들은 토텐호수에서 발레 군대에게 따라 잡혔고 이 호수에서 대부분 전사하였다.
이 때 전사한 병사들을 추념 (追念) 하기 위해 호수의 이름을 토텐 호수라 불리게 되었다 한다. 토텐 호수는 오늘날에도 스위스의 대표적인 역사 유적지로,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곳이다.
※ St. Christopher Chapel Grimsel
그림젤 패스 정상에 있 성 크리스토퍼 예배당은 17세기에 지어졌으며, 성 크리스토퍼란 성인을 기리는 예배당이다.
성 크리스토퍼는 어린 예수를 등에 업고 강을 건너는 모습으로 묘사되는 성인으로, 여행자와 아이들의 수호 성인으로 알려져 있다. 예배당 안에는 성 크리스토퍼의 그림과 조각상이 있으며, 예배당 밖에는 그림젤 패스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으니 꼭 들려보자.
2) 그림젤 호수 (Grimeslsee)
그림젤 호수는 베르너 오버란트의 최고봉인 핀스타아르호른(Finsteraarhor 4,274m) 에서 흘러내리는 빙하수가 모아 만든 인공 호수로 9500만m3의 저수량을 자랑한다.
그림젤 호수는 1965년에 빙하 댐을 건설하면서 만들어진 면적은 약 11km², 최대 수심은 260m에 달한다. 그림젤 호수를 가로질러 댐이 건설되어 있는데, 높이 188m, 길이 200m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로, 댐 위에서 내려다보이는 호수와 산의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그림젤 호수는 아래 사진처럼 호수 전체가 녹색을 띠고 있는데, 이는 이 지방의 석회성분 때문이라고 한다.
※ Grimsel Hospiz
그림젤 호수의 댐을 다리삼아 자동차로 건너가면 1142년에 지어져 스위스에서 가장 오래된 호텔이라 알려져 있는 그림젤 호스피스가 있다. 호텔 건축 당시에는 그림젤 패스가 스위스와 이탈리아를 잇는 주요 교역로였으며, 많은 사람들이 이 길을 이용했다. 그림젤 호스피스는 이 길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위한 숙박 시설로 지어진 것인데, 현재도 영업중이다. (Hospiz 가 병원같은 느낌을 주지만, 실제로는 이 동네 이름임)
Kapelle Hospiz 예배당은 그림젤 호수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기 좋은 장소로, 그림젤 패스를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관광 명소이다. 예배당 안에는 성모 마리아의 그림과 조각상이 있으며, 예배당 밖에는 그림젤 호수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그림젤 호수 바로 밑에는 레터리히보덴 호수가 자리잡고 있는데, 이 호수 역시 1965년도에 그림젤 호수와 함께 건설된 빙하호 수로 면적은 약 1.2km², 최대 수심은 130m에 달한다.
그림젤 호수와 함께 그림젤 패스의 주요 관광 명소로,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곳입니이다. 호수 주변에는 산책로와 전망대가 있어, 알프스 산맥의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하기에 좋다.
레터리히보덴 호수 역시 그림젤 호수처럼 이 지역의 석회성분 때문에 호수 전체가 녹색을 띠고 있다.
4) 겔머 호수 (Gelmersee)
앞서 소개한 토텐호수, 그림젤 호수, 레터리히보덴 호수는 그림젤 패스 도로에서 바로 접근할 수 있지만, 겔머 호수(Gelmersee) 는 트래킹 또는 아찔한 겔머반 푸니쿨라 (Funicular) 를 탑승해야만 만나볼 수 있다.
겔머호수 (GelmerSee)
겔머 호수로 접근하는 경사도가 무지막지한 푸니쿨라는 길이 1,028m에 해발 1,412m에서부터 1,860m까지 고도차 106%, 즉 각도로는 46.4도나 되는데, 2017년에 슈비츠(Schwyz) 주에 경사도 110%의 스토스반이 완공되기 전까지는 스위스는 물론 유럽을 통틀어 가장 경사가 급한 푸니쿨라였다.
겔머반 푸니쿨라는 겔머 댐 건설 당시 건설인부 및 공사자재를 실어나르기 위해 만들어졌는데, 겔머 댐 건설 이후 2001년 부터 관광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 푸니쿨라는 여름철 인기가 높아, 현장에서는 티켓구매가 어렵고, Grimselwelt 라는 웹사이트에서 최소 방문 2주전에 온라인 구매를 해야 한다고 한다.
겔머 호수 (GelmerSee) 인근에는 계곡과 계곡을 연결하는 현수교가 몇군데 있으니, 한번 방문해 보자.
※ Handeckfallbrücke 현수교 (접근난이도 ★)
이 현수교는 그냥 그림젤 패스 (Grimsel Pass) 도로 옆에 위치하고 있고, 길이나 높이가 그리 높지않아 쉽게 건널 수 있다. 다리를 건너는 입장료 치고는 생각보다는 저렴하지 않으니, 위 www.grimselwelt.ch 웹사이트에서 입장료를 체크해보고 결정하자.
제 개인적으로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신 분들에게는 위에 소개해 드린 한덱팔브뤼케 현수교보다는 수스텐 패스에서 하이킹 + 곤도라로 접근할 수 있는 트리프트브뤼케 현수교를 권한다. (다른 포스트에서 추가 설명할게요...)
※Triftbrücke 현수교 (접근난이도 ★★★★★)
한번쯤은 꼭 가봐야 하지만, 두번 가라면 못가는 그런 곳에 위치한 트리프트브뤼케 현수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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